작은 마을에 한 할아버지가 외출하면서 손자에게 말을 부탁했다.
"내가 돌아오는 내일까지 말을 좀 돌봐줄 수 있겠니?"
"물론이죠,할아버지. 저는 말을 무척 사랑하고 있어요."
손자는 말이 자신을 얼마나 믿고 따르는지 알고 있었으므로 말과 단둘이
보낼 시간이 주어진 것이 뛸 듯이 기뻤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할아버지가 떠난 후 얼마 있지 않아 말이 갑작스럽
게 아픈 것이었다. 밤새 진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말에게 소년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원한 물을 먹이는 것밖에 없었다.
"힘내야 해. 넌 꼭 이겨낼 수 있어."
그러나 소년의 눈물겨운 병간호에도 말은 더욱 심하게 앓았고, 할아버지
가 돌아왔을 때는 다리를 절게 돼버렸다.
놀란 할아버지는 소년을 나무랐다.
"말이 아플 때 찬물을 먹이는 것이 치명적인 줄 몰랐단 말이니?"
소년은 울먹이며 대답했다.
"몰랐어요, 정말 몰랐어요. 내가 얼마나 그 말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했는
지 할아버지가 더 잘 아시잖아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후 말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란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가 필요한 것을 아는 것이야. 이제, 네가 사랑하는 말이 무엇을
진정으로 바라고 있는지를 찾아보자꾸나."
사랑을 하고 싶다면 먼저 상대방이 무엇을 바라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